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레이첼 서스만/김승진 역] 위대한 생존(2014)

독서일기/생물학

by 태즈매니언 2018. 8. 5. 23:38

본문


판형도 특이한 이 책의 원래 제목은 <The Oldest Living Things in the World>다. 미국인 레이첼 서스만은 무려 10년의 세월 동안 생물학자들이 쓴 과학논문을 읽고 문의하면서 지구상에 있는 2,000살이 넘는 생명체들을 찾아가 사진을 찍었다. 

(책 표지 사진은 스웨덴에 있는 9,550살 먹은 가문비 나무)

나도 작년에 처음 알게 되서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일본 가고시마 앞바다 야쿠시마섬에 사는 2,180년 이상된 '조몬스기'에서 시작된 레이첼 서스만의 여정은 100년에 1cm씩 자라는 3,000살 먹은 그린랜드의 지의류, 핫한 스페인 이비자 섬 해변의 10만 살이 된 포시도니아 해초 군락, 고대 그리스 올림픽 시절을 겪은 크레타 섬의 3,000살 먹은 올리브나무 등등을 거쳐,5,500살 먹는 남극의 엘리펀트 섬(탐험가 새클턴의 무덤이 여기 있다고 한다.)에서 끝난다. 

이 책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온 생명체들을 보여주면서 척박한 환경에서 독특한 진화상의 전략을 취해온 이 생명체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생존의 위기에 처한 상황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사진, 생물학, 기후변화 세 가지가 이 책을 엮는 세 가지 주제라고 할 수 있다. 

하한선은 2,000살이지만 책에 등장하는 시베리아 바이칼 호 인근의 영구동토층에서 살고 있는 박테리아인 방선균 군락은 40만~60만 년 동안 성장해왔고, 언뜻보면 편백나무숲 같아 보이는 유타 주의 사시나무 군락은 지난 8만 년 동안 무성번식 해왔다고 한다.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 살아있는 가장 오래된 나무는 1,400살이 넘는 강원도 정선 두위봉의 주목이고, 1,000살이 넘는 나무들이 대략 열 그루 가량 있다고 한다. 

이 중 내가 직접 본 나무는 딱 한 그루다. 경기도 양평 용문사에 있는 은행나무인데 수령은 1,100살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은행나무 자체도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한다지만 높이는 무려 67미터, 둘레도 15미터 이상인 앞도적인 생명체의 존재를 직접 봤을 때의 감동은 정말 컸다.(천 살 넘은 나무들 중에서 가장 크다. 기회가 되면 꼭 보시라.)

마의태자가 심었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고려 건국 즈음부터 자라온 나무를 보며, 지난 세월 동안 이 땅에서 명멸했던 다른 생명체들의 삶과 죽음을 떠올리게 되고 잠깐은 애니미즘을 믿게 되더라.

책에서 다루는 내용 중 꽤 많은 부분이 아래에 링크한 레이첼 서스만의 TED 강연에 담겨 있으니 추천한다. 

https://www.ted.com/talks/rachel_sussman_the_world_s_oldest_living_things?awesm=on.ted.com_ilpy&language=ko&source=twitter&utm_campaign=tedspread&utm_content=addthis-custom&utm_medium=referral&utm_source=tedcomshare

------------------

79쪽

낙타가 원래 북미에서 살던 동물이라는 것을 알고 나는 정말 놀랐다. 북미의 낙타 중 일부가 남쪽으로 가서 알파카와 라마가 되었고, 일부는 베링해협을 건너 아시아로 갔다고 한다.

119쪽

아타카마 사막에는 인간이 강우량을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 비가 단 한 방울도 오지 않은 지역도 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