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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밸컴/양병찬 역] 물고기는 알고 있다(2016)

독서일기/생물학

by 태즈매니언 2019. 6. 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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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 동물행동학을 전공한 저자는 지구상에서 가장 무절제하게 남획되고, 대부분 그저 자원으로만 소비되는 척추동물인 물고기들도 개체 하나하나가 독특한 지각과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외국인을 사람으로 대하고, 노예제를 폐지하고, 신분제와 성별에 따른 차별을 철폐한 다음, 사람들은 동물보호법과 같이 동물권도 보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등 포유류가 아닌 파충류나 양서류도 아직 대개의 사람들이 존중하는 생명의 범위에 들지 않은 실정이니 물 속에 살고있고, 입만 뻐금거리며 표정이 없는 물고기들은 오죽하랴. ...

난 물고기를 좋아해서 수조에서 물고기들을 키워 본 적이 여러 번 있지만, 그네들이 살아가는 터전을 마련해주고 감상하는 재미일 뿐 양육자로서 가졌던 책임감은 개나 고양이, 하다못해 문조나 십자매에 비할 바도 못됐다.

이 책은 최신의 연구 성과들을 전해주며 물고기의 입장에서 그들이 세상을 어떻게 느끼고 경험하는지를 알려준다. 물고기도 지능과 의식이 있고, 개체 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문화를 전승하기도 하는 생명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화론을 깊이 이해하려면 동물들의 다중지능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조류나 파충류, 곤충의 다중지능을 소개한 책들은 종종 봤지만, 단편적인 논문 사례가 아닌 어류의 다중지능에 대한 일관된 설명은 이 책에서 처음 봤다.

물고기 사촌들을 무시하지 말자. 낚시바늘을 드리워 낚았다가 풀어줘도 3초 후에 다시 미끼를 무는 '붕어의 3초 기억력'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낭설이며, 단지 그 붕어가 먹을 게 없어 지독하게 배가 고픈 상태일 뿐이란다.

많이 팔릴만한 내용이 아니면서도 내용이 까다로웠을텐데 과학서적 번역의 대가 양병찬님께서 옮겨주셔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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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쪽

11개월이라면, 레인보우피시의 수명인 3년의 거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이들에게 11개월은 인간에게는 약 25년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생에 단 한 번 경험한 것을 그렇게 오랫동안 기억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220쪽

레두안 비샤리에 따르면 한 마리의 청소놀래기가 100마리 이상의 다양한 고객들을 구분하며, 이들과 마지막으로 상호작용한 날짜도 기억한다고 한다.

292쪽

가장 파괴적이고 무차별적인 어업방법은 저층트롤이다. 트롤어선은 커다란 망을 갖춘 대형 잔디깎이를 연상시킨다. 무거운 금속 롤러가 장착된 그물은 800-1,600미터의 해저를 가로지르며, 걸리는 거라면 뭐든 닥치는 대로 퍼 올린다. 그렇기 때문에 트롤어선의 그물이 한 번 휩쓸고 지나가면 해저에 100년 동안 쌓인 산호, 해면, 부채꼴산호 등의 구조가 거덜나는데, 이들은 모든 연령대의 물고기가 산란하는 데 없어서 안 될 귀중한 서식처다.

320쪽

유럽의 일부 지역에서는 쓸쓸한 어항에 금붕어를 한 마리만 기르는 것이 불법으로 되어 있다.(금붕어는 본래 사회적 동물로 40년까지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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