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아메노모리 호슈/김시덕 역] 한 경계인의 고독과 중얼거림(1744)

독서일기/일본

by 태즈매니언 2018. 8. 27. 22:22

본문



김시덕 교수님 저서를 보다가 알게된 18세기 초반, 그러니까 조선 숙종 때의 일본인 유학자가 남긴 문집(1744년에 나온듯)이다. 원래 문집의 제목은 <たはれ草(다와레구사)>로 '장난스러운 말'이란 뜻이란다. 김시덕 교수님께서 직접 번역했는데 절판이라 구하지 못하다가 이렇게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중국어와 한국어에 능통한 쓰시마에 출사해서 역관으로 통역과 외무 업무에 종사했던 분이라기에 기대가 컸다. 그런데 읽어보니 기대했던 바와 달리 조선이나 일본이나 당시 유학자들은 생각이 많이 비슷했구나. 역시 유학자들의 관념에서 근대가 나올리가 없지.

37페이지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서 엄청 웃었다.

p.s. 두 번째 사진은 1868년에 출판된 에도시대 연애소설 상권과 하권의 표지. 당시에 저런 표지디자인이라니. 역시 일본!

-----------

37페이지

여러 사람이 회의할 때에는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받고는 윗분과 주변 사람들을 살피하면서 시간을 흘려보내다가, 윗분이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면 대부분은 "저도 동의합니다."라고만 말하고 물러난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지혜로운 사람도 "저도 특별히 의견은 없습니다."라고 밖에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것은 회의 같지만 실상은 회의가 아니다. 중국을 본받아 각자의 의견을 문장으로 적어서 윗분에게 바치게 하면 좋겠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