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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욱] 춤추는 발해인(2009)

독서일기/한국사

by 태즈매니언 2018. 8. 2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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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을 전공하여 러시아 시베리아과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학자께서 쓴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우리나라 고고학자가 북방사를 연구하려고 하면 중국이나 북한과 현장조사나 발굴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이 요원하다보니 결국은 러시아의 연해주 지역 밖에 가볼 수 없구나. 빠르게 변화하는 다른 분야의 시계와 달리 고고학 연구의 시간들은 백년 전의 연구가 지금도 유용한 레퍼런스가 된다는 점도 신기했고.

한반도 재단입네 하는 곳에 연구비 지원해주느니 이런 몇 명 안되는 정통 학자들의 발굴조사 사업비를 지원해주고, 어려운 부탁도 아니니 외교회담이 있을 때 공동연구에 대해 정치쪽에 협조요청을 해주는 식으로 도와주는 게 고대사를 가지고 현실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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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쪽

한국학계에서는 아무르지역까지 발해가 직접지배 내지는 각 지역의 우두머리를 인정하는 일종의 간접지배형태로 장악했을 것으로 본다. 반면에 러시아는 연해주에 발해는 점차적으로 진출했으며 발해에 대항하는 말갈이나 거란같은 세력들이 발해에 맞서서 성을 쌓고 대항했다고 본다. (중략) 러시아는 은연 중에 연해주에 살고 있었던 토착세력의 역할을 강조한다.

207쪽

얼마 전까지 온돌의 기원하면 막연하게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 고구려 사람들에 의해 널리 쓰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 연해주 남부의 크로우노프카문화(옥저문화)에서는 기원전 4~1세기대에 이미 온돌을 만들었음이 확인되어서 동북한과 연해주 일대에 거주하던 옥저인이 만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중략)
한편, 남한에서는 경남 사천 늑도에서 기원전 2~1세기대에 다소 원시저으로 만든 온돌이 발견되어 남한에서 가장 이른 것으로 꼽힌다. 굳이 온돌이 필요없을 법한 남해안 바닷가에서 온돌이 나왔음을 뭘 의미할까? 사천 늑도는 당시 바다를 낀 국제무역항으로 일본, 낙량계의 유물이 많이 확인되었다. 이 온돌도 환동해를 끼고 연해주의 옥저인들이 남하해서 생긴 흔적일 가능성이 크다. 옥저인의 온돌은 바이칼 근처의 흉노 성지와 카자흐스탄에서도 발견된 바 있어 사천 늑도에서 나온 것이 아주 이상한 일만은 아니다.

264쪽

극동지역 철기의 또 다른 특징은 이 지역은 청동기시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아무르 지역은 신석기시대가 끝나면 곧바로 철기시대로 이어지며 연해주 지역도 청동기시대가 아주 짧게 존재했다. 극동 지역에 청동의 재료가 되는 주석의 공급이 쉽지 않았다는 점과 노천에 철광석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270쪽

바라바시에서 발견된 철기를 한국으로 가져와서 금속기술연구소에 분석을 맡겼다. 분석결과 백주철과 회주철이 혼재했음이 밝혀졌다. (중략) 백주철은 석탄을 이용해서 만든 것인데에 반해서 회주철은 제련한 철에 흑연을 넣은 것으로 좀 더 발달된 철의 제련기법이다. 중국에서는 회주철이 기원전 1세기대가 되어서야 발견된다. 그런데 바라바시 유적은 연대가 유물로 보나 절대연도로 보나 기원전 5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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