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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네프 외 4인/이르계바예브, 김정화 역] 내가 본 조선, 조선인(1958)

독서일기/한국사

by 태즈매니언 2018. 10. 2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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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구한말 러시아 제국 군인들과 관료가 남긴 네 편의 여행기록들을 모아 소련에서 1958년 간행되었다고 한다.

 

육군 대령 카르네브와 그 보좌관이 남긴 1895~1896년 한반도 중남부 여행기가 가장 분량도 많고 풍부하고, 중북부와 동북부를 여행한 육군 중령 알프탄(1895~1896)과 베벨리(1889)의 기록은 카르네브 대령와 겹치는 내용도 있고 분량도 적은 편이다.

(내 고향 보성은 궁핍한 동네로 나옴. 지금의 벌교쪽인 낙안이 더 대읍이더라.)

 

현대 한국인의 입장에서 도움되는 부분은 예상보다 적었는데, 19세기말의 지리지에서 너무 큰 기대를 가지는 게 무리인 것 같다. 조선과 대한민국은 멀어질수록 좋을 것 같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아래에 인용한 332쪽을 읽으면서 <미스터 션샤인>의 유진 초이 대위가 생각나더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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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조선의 노비수는 100만 명에 이르고 있었다. 이 불행한 계급만이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이었으며, 이들이 나머지 1,000만 명을 먹여 살리고 있었다. 국가의 근거는 이들에게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일생동안 일만 해야 하며 그 어떤 인간적인 권리나 그 어떤 소유권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다.

 

184

 

서울을 기점으로 모든 거리마다 정확히 계산되어 3리마다 지나온 지역을 알려주는 기둥이 서 있었고, 그 외에도 주요 북쪽 도로에는 20~25베르스타마다 역원이 있었다. 역원에서는 공공 업무를 위하여 마흔 명의 짐꾼들과 스무 마리의 조랑말과 같은 수의 마부들이 국비로 유지되고 있었다.

 

247

 

우리는 조선의 전답이 위치한 지형과 그 훌륭한 완성도를 보고 놀라서 여러 번 멈춰 서곤 하였다. 이 나라에서 가장 경사가 험난하고 고개가 높은 마천령같은 지역도 예외 없이 개간되어 있었고, 작은 땅이라도 경작에 알맞은 곳은 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었다.

 

307

 

경작이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토지란 토지는 끊임없이 모두 개간되고 경작되었다. 계곡에서도 마찬가지였고 45도로 경사진 험준한 절벽까지도 경작되어 있었다.

 

332

 

조선의 조정, 더 정확하게 말하면 군부의 관리들은 사령관처럼 행사할 수 있도록 미국인 교관들에게 주어진 모든 영향력을 시샘하여 무력화시키려는 듯 삼엄하게 감시하였고, 이렇게 해서 그들은 모든 성공을 이루어내는 데 방해를 받게 되었다. 교관들은 그 어떤 징계권도 위임받지 못하였다.

(중략)

예를 들면 수업은 오전 5~6시에 시작되었다. 교관들은 연병장으로 갔지만 훈련을 받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제서야 소집이 시작되었고, 조선 관리들이 명령을 하였으며, 교관들은 영문도 모르는 채 일어나는 소동 가운데에서 기다리는 데만 두 시간을 허비하여야 하였다. 그렇게 하여 모두가 모였을 때는 날씨가 무더운 한낮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면 왕에게 지금이 가장 더운 시기라는 말이 전해지고 사람들은 해산한 후 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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