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어느 가족>을 보고 ‘가족’이라는 주제에 대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오랜 천착이 걸작을 만들어 냈구나 싶었다. 깐이 고레에다에게 괜히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게 아니구나 싶었고. 그래서 고레에다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고쳐 쓴 이 소설을 보고 싶었다.
읽고 나니 영화볼 땐 두 시간 동안 온전히 집중해서 봤는데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머리 속에서 퍼즐처럼 맞물려 돌아가네. 영화에서는 흐릿하고 짧은 화면으로 처리되거나 전후 사정으로 관객들이 알아서 추측하도록 남겨둔 등장인물들의 과거들을 책이 채워줬다. 두어 달 시간이 흐른 후에 영화를 다시 보면 딱 좋을 듯.
영화를 보고서도 그랬지만 난 등장인물들 중에서 노부요에게 가장 애착이 가네.
연기설(緣起說)을 바탕으로 ‘가족’이라는 관계를 가지고 불교적으로 묘사한 느낌도 들었다. 불교의 핵심적인 교의를 압축한 ‘삼법인(Three marks of existence:일체개고·제행무상·제법무아)’의 찍힌 것 같았다.
<어느 가족>은 7월 26일에 극장에서 개봉했는데 아직도 상영관이 있다. 모레까지는 대한극장에서, 이달 말까지는 KU시네마테크와 필름포럼에서 하루에 1회 상영하니 보실 분들은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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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쪽
“보통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는 법인데.”
“근데…… 자기가 고르는 편이 강력하지 않겠어?”
226쪽
“누군가 버린 걸 주운 거예요. 버린 사람은 따로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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