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관리사 자격을 따신 후 20여년 동안 일곱 곳의 아파트단지에서 관리소장으로 일하신 분께서 쓰신 책. 페친 한승혜님 덕분에 알게 되었는데, 제목을 참 잘 지었다.
10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21,972,704세대(통계청 KOSIS)가 살고 있다. 전국에 공동주택관리법상의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이 16,048단지이고, 9,504,713세대이니 전체 세대 중 43.2%(K-APT 현황)가 관리사무소가 있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이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구도심을 포함해 78%대인 승리의 세종특별자치시 ㅎㅎ)
이처럼 한국인들의 주된 주거형태가 아파트단지인데도 불구하고, 관리사무소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떤 고충이 있는지 잘 몰랐다.
거주민들이 지켜야 하는 에티켓이나 진상 주민들, 반복적으로 이해관계의 상충 문제는 아파트 단지의 시설기준이 바뀌지 않은 이상 전국 어디서나 비슷하게 반복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역시 세상을 바꾸는 건 엔지니어들!) 그리고, 진상들의 패턴은 어쩜 그리 똑같은지 ㅠ.
전국의 아파트단지에 한 권씩 비치되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각계의 직업인께서 쓰신 에세이들이 많이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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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원 아저씨는 매일같이 아파트 화단을 돌며 담배꽁초를 줍는 게 일이다. 정도가 너무 심한 경우, 관리소에서 꽁초를 수거해 분석하기도 한다. 담배 필터를 종류별로 분석하기도 하고, 입에 문 형태로 나눠보면 대충 몇 사람이 꽁초를 투하했는지 알 수 있다.
요즘 새로 짓는 아파트에는 가스 차단 스위치를 현관문 앞에 설치해 외출 시 집 전체의 가스를 차단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집에 돌아오면 가스 차단기를 해제하고 가스를 사용하면 된다.
아파트 외부 유리창 청소는 비용이 비싸다 보니 아무리 청소를 자주하는 아파트라도 그 주기는 2~3년이다. 5년이 지나도록 외부 유리창 청소를 한 번도 안하는 아파트들도 부지기수다.
인터폰 어댑터는 평균 수명이 3년 정도로 그쯤 되면 교체할 시기가 됐다고 보면 된다.
"누수와 결로는 좀 달라요. 누수는 보통 한군데서 물방울이 집중적으로 떨어져요. (중략) 결로는 일정 면적에 여러 물방울이 생기며 흘러내려요."
다락방은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 해도 한 해 지나면 귀퉁이에 검은 곰팡이가 나타난다. 제습기를 돌려보지만 전기세도 만만치 않다. 그러다 보니 분양을 받을 때의 부푼 꿈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실망감으로 바뀐다. 이것이 다락방이 있는 옥상 층의 현실이다.
고장 났을 때 빠르게 대응하고, 입주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선 출시된 지 최소 3년 정도 지나 안전성이 검증된 기종을 설치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5일 동안 여행을 가면서 수도꼭지를 틀어놓아 수도 사용량이 100톤이 나온 세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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