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봉달호] 매일 갑니다, 편의점(2018)

독서일기/에세이(한국)

by 태즈매니언 2018. 12. 20. 16:07

본문

 

올해 내 독서생활의 수확 중 하나가 아파트 관리소장, 버스기사, 택시기사처럼 일상에서 자주 접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고, 고충은 무엇인지 안다고 생각했지만 잘 몰랐던 서비스업 종사자분이 쓴 에세이들을 여러 권 읽게 된 거다. 예전에는 직업명을 딱 들어도 전문적이고, 내가 잘 모를 것 같다는 업에 오래 종사해온 분이 쓴 책에만 눈길이 갔었는데.

 

어차피 내가 해볼 수 없는 직업이니 책으로라도 호기심을 채우는 것은 같지만, 고객으로 자주 접하는 업이다보니 스토리도 세세한 내용까지 공감할 수 있었다. 편의점업과 점주에 대해 오해했던 부분들이 생각보다 많더라. 담배를 안 피우고, 인터넷 쇼핑을 좋아해서 편의점은 날 좋을 때 파라솔 밑에서 길맥할 때 주로 이용할 정도로 뜸한 이용자라 더 그런 듯.

 

곽대중님께서 페북에 연재하실 때부터 재미있게 봤고, 많은 페친들이 서평을 남겨주셨다. 내용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어서인지 읽으면서 눈에 들어온 건 독자들의 눈을 잡아끄는 편집에 들어간 정성이었다. 표지 디자인과 카피라이트 문구들, 편의점이라는 업을 계절의 변화에 따라 배치한 것이나, 편의점 토막 상식 코너, 컬러 일러스트레이션 모두 책이 지향하는 목표에 딱 맞게 적절한 가벼움으로 톤앤매너(tone & manner)에 맞게 책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었다. 출판사의 편집자의 일도 원목가구를 만드는 목수와 비슷하다고 느껴지더라.

 

유일하게 불만스러웠던 부분은 무성의해 보이는 필명. 과거에 쓰셨던 책들과 단절하고 싶다고 하셨지만, 이 에세이 안에서도 과거 곽대중님의 모습이 녹아있는데!

 

------------------------------

 

64

 

편의점에는 방치되어 있는 제품이 단 하나도 없어야 한다. 그래야 성공하는 매장이 된다. "이 제품은 왜 여기에 있는 것이냐" 누군가 묻는다면 "그 제품은 어떤 제품군과 연관을 이루고, 주로 어떤 소비자층이 좋아하며, 일일 판매량이 어느 정도 되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진열했다."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제품 하나하나에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182

 

유통기한은 시장에서 허용되는 판매 기한을 정해둔 것으로, 보존 기한에 0.7을 곱하는 계산법으로 정한다. 따라서 유통기한이 지나도 30퍼센트 정도의 여유 기간이 남아 있는 것이며, 실제로는 제품이 포장되고, 배송되는시간까지 고려해 유통기한은 더욱 보수적으로 짧게 설정한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