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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 마사히코/김경원 역] 거리의 인생(2014)

독서일기/사회학

by 태즈매니언 2018. 12. 1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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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올해 공개한 영화 <어느 가족(万引き家族)>이 생각나서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무딘 내 감이 제대로 적중했다. 생활사와 차별 문제 연구에 관심이 많은 오사카 출신의 사회학자와 제자들이 일본계 남미출신 게이, 트랜스젠더, 거식증, 유사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싱글맘, 만주출신 70대 노숙자들이 나눈 인터뷰를 엮은 책.

 

일본에서는 '오카마'라고 불린다는 트랜스젠더 리카와의 인터뷰가 가장 흥미로웠다. 일본에는 정신보건 복지사(psycihat social worker)가 별도의 전문직역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전후에도 약국에서 히로뽕 주사 한 대를 10엔에 팔았다니. --;

 

일본에서 2014년에 나왔으니 히로카즈 감독도 읽어보고 영화에 녹여내지 않았을까? 두 번재 촉이다. 우리 나라의 이야기도 아니지만 시내버스나 지하철에 같이 탄 사람들 모두 이 다섯 명과 같은 고유한 사연들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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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쪽

 

내가 최근에 생각한 건데, 성전환을 했잖아? 내 안에는 섹스가 두 가지 있어. 메이크 러브(make love)와 퍽(fuck)이 있어. 메이크 러브일 때는 여자 마음이야. 퍽일 때는 남자하고 별반 다르지 않지. 몸은 여자지만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욕망은 남자 것이라고 생각해. 대상이 남자일 뿐이고 말이야.
성전환을 하면 신기하게도 남자 마음이 선명하게 겉으로 튀어나와. 남자였을 때 마음이... 욕망이라든가 그런 게 틀림없이 남자였거든.
과거형이니까 안심하고 인정할 수 있는 걸까? 그렇게 하면 없애 버린 것도 확실히 알 수 있어. 사정할 때 느끼는 쾌락이라는 건 호모섹슈얼 시절에도 있었어. 수음도 했었으니까.

 

142쪽

 

난 편견에 찬 말을 듣는 건, 아무렇지도 않아.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래도 안타까우니까, 한 번쯤 직접 보고 나서 생각하고 말을 해보라고 해. 한 번 보라고 말이야. 그러고 나서 좋다든지 싫다든지 말하라고 해. 안 그러면 아무런 설득력도 없잖아? 생리적으로 싫어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한 번 보라고... 그래야 하는거 아냐? 그렇게 생각해. 그게, 같은 인간으로 대하는 느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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