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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 조선여성 첫 세계일주기(2018)

독서일기/여행

by 태즈매니언 2019. 2. 1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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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초상화의 모델이 되셨어야 했던 나혜석씨. 단지 화가로만 소개할 수 없었던 그녀가 1927619일 부산진에서 출발해서 1929312일 부산항에 도착하기 까지 20개월 동안의 세계일주기가 책으로 묶여져서 나왔다.

 

일본정부가 외교관 부부에게 제공한 국비연수의 기회로 조선반도의 여성 중에 최초로 세계일주를 하며 근대의 첨단을 경험한 그녀가 조선에 돌아왔을 때 맞이한 현실이 세계일주를 하면서 꽉꽉 채워온 세 개의 여행 가방 안에 본인들을 위한 선물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한 시어머니와 올케들의 등쌀이었다. 그 이후의 시간도 남편없는 부산집에서 세 아이를 키우며 보낸 시집살이였으니 현기증나는 전락이었을 것 같다.

 

새로운 경험들에 신기해하고 경탄하는 나혜석의 어조에도 불구하고, 귀국 이후 그녀가 겪어야 했던 사건들을 알고 있는 입장이라 밝게 읽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대공황 직전 도금시대의 활달한 분위기와 철도의 전성시대에 대한 묘사들은 90년 후의 사람이 봐도 신기한 부분이 많다. 특히 철도 덕후들에게 강추한다. 1920년대에 만주철도, TSR과 미국 대륙횡단철도 모두를 타보신 위대한 선배님의 경험담이니. ㅎㅎ

 

이런 조선인도 있었다. 러시아 백군 귀족들이 몰려와 살던 하얼빈의 극장에서 인도영화를 상영하던 1927년에. 유럽각국을 돌아보고, 세계최고층이었던 뉴욕의 울워스 빌딩, 나이애가라 폭포와 요세미티 국립공원, 그랜드캐년에, 태평양횡단 크루즈로 귀국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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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에 경성서 어느 극장 앞을 지나면서 동행하던 친구에게 말한 때가 있다. 극장 경영을 하려면 근본문제, 즉 조선 여서으이 생활을 급선무로 개량할 필요가 있다고. 실로 여성의 생활에 여유가 없는 사회에 오락기관이 번영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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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택시(승합자동차)에는 미터기가 달려 있어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미터기에 나온 숫자대로 돈을 주게 된다. 시회에는 기차만한 전차가 다녀 일요일 같은 때는 만원이 되거니와, 파리에 유명한 것은 메트로(지하철). 땅 밑으로 4층까지 차가 놓여있을 뿐 아니라, 한 노선은 센 강 밑으로 다닌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든지 곧이듣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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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의) 사거리에는 반드시 공중이나 지하에 전기 신호등을 달아놓아 붉은 불이 나오면 진행하고 푸른 불이 나오면 정지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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