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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혜] 실험하는 여자, 영혜(2018)

독서일기/에세이(한국)

by 태즈매니언 2019. 3. 1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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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믿고보는 페친님들 추천 서적. 공대 출신 <과학동아> 중견 기자님께서 쓰셨는데 취재일기와 과학실험, 일상꽁트를 적절하게 섞으셨네요.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은데 인용을 너무 많이 하면 책을 보실 분들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 같아서 자제하겠습니다.

 

저는 초분광 카메라의 기능, 뉴로피드백 기법을 활요한 뇌 인지능력 강화, 저주파 진동, 메타물질 등에 관한 내용이 특히 흥미롭더라구요. ㅎㅎ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내용은 아니지만 언론의 과학분야 기자분들이 '계란계란'님이 다읍웹툰에 연재하는 <유사과학 탐구영역>(http://webtoon.daum.net/webtoon/view/PseudoScience)처럼 보통 사람들이 속아넘어가기 쉬운 가짜 과학을 쉽게, 그리고 반복적으로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사회의 전반적인 합리성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고, 꾸준한 훈련이 필요한 분야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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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쪽

 

알코올에서 분해된 아세틸코에이는 대부분 지방으로 변해 간에 축적된다. 그러고는 혈액 속에 알코올이 다 사라지면(술이 깨면) 다시 지방산으로 환원돼 혈액으로 나온다. 이런 혈액 속 지방산을 운동으로 모두 소비하지 못하면 결국 체지방이 된다. 정리하면, 알코올은 정식 지방 대사 과정을 거치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는 지방산이 되어 체내에 쌓인다.

(중략)

영국 프란시스크릭연구소 연구팀은 쥐에게 3일 동안 알코올을 투여한 결과, 알코올을 섭취하면 평소보다 10~20% 먹이를 더 먹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재밌는 건 술을 마신 쥐의 뇌를 보면 실제로 허기를 느낄 때의 뇌와 유사하다는 점이다. 식욕이 증가할 때 활동하는 'AgRP'뉴런이 활성화돼 있다. 쥐에게 투여한 알코올이 사람으로 치면 와인 한 병 반에 해당하는 많은 양이지만(많은가? 어쨌든), 술자리에서 식어빠진 안주를 뒤늦게 '처묵처묵'하는 이유, 그러고도 집에 와 라면을 또 끓여먹는 이유는 정말 배가 고파서였다!

 

61쪽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밤꽃 향기 성분이 실제 남성의 정액 성분과 동일하다는 사실이었다. 밤꽃 냄새 성분인 '스퍼미딘(spermidine)'과 '스퍼민(spermine)'이라는 분자는 동물의 정액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름도 정자를 뜻하는 단어 '스펌'에서 따왔다. 물론 정액이 냄새가 좀 더 강하긴 하다. 스퍼미딘과 스퍼민 외에도 푸트레신, 카다베린이라는 두 가지 성분을 더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17쪽

 

작지만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저주파 소음에 계속해서 노출되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처럼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많이 나온다. 심장 박동과 호흡수도 바뀐다. 대표적인 증거가 기차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에서 잠을 푹 자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상당 부분은 저주파 소음 탓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조사한 결과 대중교통 내부 저주파 소음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하철 안에서는 6.3~8Hz 주파수의 소리가 95dB로, KTX 안에서는 10~12Hz의 소음이 100dB로, 버스 안에서는 12.5Hz의 소리가 97dB로 발생했다. 이런 소음이 만약 가청 대역이었다면 귓가에서 록밴드가 연주를 하는 수준이다. 같은 현상이 모터를 사용하는 제품이 많은 가정이나 사무실에서도 분명 심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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