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한국인의 식문화에 대해서 음식 위주로 다루는데 식사 방식에 대해 다룬 책이라 읽어본 책. 이 책을 쓰신 주영하님은 식문화를 연구하는 민속학자로 저서만 열 권이 넘더라.
고교시절 노베르트 엘리아스가 쓴 <매너의 역사>를 보면서 근대 이후 세계를 주름잡으며 자신들의 문화를 지배적인 문화로 수출해온 유럽인들 역시 당시 조선인들에 비해 나을 바 없었다는 걸 깨달았던 기억이 난다.
이미 상당수의 연구자들과 비평가들이 요즘 한국인들이 전통이라고 여기는 음식문화의 상당수가 1920년대 조선요리옥에서 출발했다는 게 알려지긴 했지만 표지에 있는 13개의 토픽 하나하나가 우리네는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생각하지만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신기할 내용들이다.
동아시아의 식문화에도 해박하셔서 서세동점 이후의 식문화 변동에 대해 설득력있는 근거들을 많이 제시한다. 최대한 고증을 시도하지만 고증으로도 애매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저자 나름의 가설을 던지고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시고.
나보다는 90년대생들처럼 선진국 한국에서 태어난 세대들이 자신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소위 전통적인(?) 한국식 식사방법의 원류를 알아보는 재미가 있을 듯.
방짜유기는 비싸면서 무겁고, 관리하기도 까다로운데 조선시대에 왜 그렇게 인기가 많았을까? 오죽하면 엽전을 녹여서 유기로 만드는 백성들때문에 조정이 놋그름 금지령을 내리고 위반하면 장 100대의 형으로 처벌할 정도였을까.
왜 양 손을 사용하지 않고 한 손으로 숟가락과 젓가락을 번갈아 사용하는지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허를 찔렸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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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쪽
1976년 6울 29일 서울시에서는 7월 13일 음식점에서 스텐 밥공기에만 밥을 담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을 요식협회에 시달했다. 스텐 밥공기의 규격을 내면 지름 10.5cm, 높이 6.5cm로 정하고, 이 그릇의 5분의 4 정도 밥을 담도록 한 것이다. 만약 서울시 소재 음식점에서 이 규정을 위반하면 1회 위반에 1개월 영업 정지, 2회 위반에 허가 취소의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이후 보건사회부에서는 1981년 1월부터 과거 1976년 7월 13일 서울시에서 규정했던 스텐 밥공기의 규격을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는 행정조치를 내놓았다.(양식, 중식 음식점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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