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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부스/김경영 역]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2016)

독서일기/유럽

by 태즈매니언 2019. 12. 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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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지원님 등 여러 페친님들이 재미있게 읽으셨다는 책. 아내가 덴마크 출신이고, 10년 이상 노르딕 국가에서 거주했던 영국인이 본 북유럽 5개국(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 사회에 대한 이야기. 워낙 비싼 물가때문에 가보기 쉽지 않은 곳들이라 이렇게 책으로나마 보고 싶었다.

 

원서의 부제가 'Behind the Myth of the Scandinavian Utopia'인 것에서 알 수 있듯 저자 마이클 부스는 노르딕 모델에 대한 과도한 예찬론에 대해 비판적이다. 빌 브라이슨 스타일의 수다쟁이라서 자신의 북유럽 친구들이 다 볼텐데 싶어 걱정될 정도로 거침없이 깐다.

 

그나저나 5개국 인구를 다 합쳐도 2,700만 명 밖에 안된다니. (가장 큰 스웨덴이 2018년에 천 만 명을 돌파)

 

노르딕 지역의 패권의 흐름과 주요 전쟁들에 대해서는 개략적으로라도 머리에 담아주고 읽으면 더 유익한데, 몰라도 간단히 설명해주기 때문에 괜찮다.

 

다 읽고나니 북유럽 국가들이 표방하는 친환경주의에 대한 의문이 강해졌다.

 

지리적 위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물과 전기, 생선을 빼고는 모든 걸 수입해야 하는 아이슬란드나 풍부한 수력발전으로 재생가능 에너지로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충당할 수 있는 소국 핀란드는 제외하고 보자.

 

덴마크는 매년 돼지 2,800만 마리를 도축하고, 전세계 돼지고기 수출량의 1/5을 차지하는 집약적 양돈의 선도자다. 석탄과 북해유전의 석유로 발전하기 때문에 2019년 1인당 탄소배출량도 5.8톤으로 프랑스보다 높다.

 

노르웨이의 인구는 겨우 532만 명인데 북해유전 대박으로 인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석유수출로 번 돈으로 전세계 국부펀드 중 가장 큰 1조 달러의 자산(국민 1인당 20만 달러의 자산이 있는 셈)을 가지고 있으면서 전세계의 기업과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보다 많은 산업활동이 있어야 국민들에게 줄 4%의 배당금이 커진다.

 

북구의 사자였던 스웨덴이 2차 대전 중 중립국을 선언하고 나치독일과 군수거래를 하며 핀란드, 노르웨이, 발트3국의 희생을 모른 척했던 과거로 인해 억눌린 죄책감이 보여주기식 정치적 정당성, 이민과 다문화주의에 대한 개방적 태도로 나오는 게 아닌가 지적한 마이클 부스의 지적도 일리가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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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쪽

 

중간 합의점을 향한 휘게의 압제적이고도 끈질긴 추진력, 논란이 될 만한 주제는 무조건 피하려는 고집, 모든 상황을 가볍고 경쾌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 시종일관 편안하고 자기만족적이고 소시민인 척하는 잘난 체 - 필요에 질려서였다.

 

258쪽

 

핀란드는 미국과 예멘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총기 소지율이 높은 나라다. 한 핀란드인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사냥 국가예요. 연간 6만 5천마리의 엘크를 사냥하고, 헬싱키에는 곰과 늑대가 가끔 나타나기도 하죠."

 

320쪽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아이슬란드에 들어와 레이캬비크 바로 외곽에 있는 케플라비크에 공군 기지를 세웠다. 역사학자 T. K. 데리는 이렇게 말한다. "제2차 세계대전은 아이슬란드에 생각지도 못한 번영을 가져다 주었다. 높은 수익을 낸 생선 수출, 미군 비행장 건설 작업, 때로 원주인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미군들을 위한 온갖 종류의 서비스로 부를 축적했다." 2007년 철수하기 전까지 수많은 미국 공군이 아이슬란드를 거쳐갔다.

 

382쪽

 

노르웨이 사회 구조에서 가장 우려되는 면은 전체 노르웨이 인구 중 생산 연령의 3분의 1 이상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100만 명 이상이 정부 보조금으로 살아가며 대다수는 연금 수급자다. 또 상당수(34만 명)가 장애, 실직, 질병 수단을 받는다. 비율로 따지면 유럽 최대이다. 노르웨이 아이들의 상황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문해력, 수학, 과학 능력이 유럽 평균을 밑돌며, 이 추세는 지난 10년간 더 나빠져왔다.

 

500쪽

 

내가 보기에 스웨덴 사회의 문제점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스웨덴인의 많은 특징, 특히 홀로 고립된 생활을 좋아하는 성향을 용인하고 실제로 그렇게 살도록 내버려둔다는 점이다. 따라서 오늘날 스웨덴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이 혼자 산다.

(중략)

스웨덴인은 서로 부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자기 문제를 혼자서 끌어안고 묵묵히 고통을 견딘다. 유능함은 이런 성향의 한 가지 측면이다. 유능하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 없으며, 도움을 요청하는 일, 심지어 도움을 주는 일도 낮은 단계의 사회적 금기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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