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나온 단편집 <안녕 주정뱅이>로 처음 알게된 권여선 작가님의 중편소설.
잘 지은 제목과 마음에 드는 표지(띠지도 레몬색이다.)에도 불구하고, 기대가 커서였는지 약간 아쉽다.
연못에 던져진 돌멩이처럼 동심운으로 파문을 불러오는 주인공인 김혜언에 대한 설정이 좀 거슬려서 인 것 같다.
그래도 한만우와 정선우 남매에 대한 묘사에서는 저자의 탁월함이 돋보였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네가 사는 세상 곳곳에 분명히 존재하는데 거의 배경으로만 처리되는 사람들이라.
한만우의 시점으로 '그 사건'과 그 이후의 심정을 서술한 챕터가 하나쯤 있었으면 어땠을까? 아니면 한만우를 주인공으로 하는 구도로 만들었더라면...
<레몬>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 딱 한 차례 등장하는데 읽는 나까지 냉장고의 맥주를 딸까말까 고민하게 만든다.
-----------------------------------
145쪽
어떤 삶은 이유 없이 가혹한데, 그 속에서 우리는 가련한 벌렟럼 가혹한 줄 모르고 살아간다.
175쪽
(도서관) 휴게실 안은 약간 숨이 가쁜 듯 갈갈거리는 목소리로 주고받는 대화와 석회냄새 비슷한 텁텁한 냄새, 은은한 남성용 화장품 냄새와 일회용 믹스커피향으로 가득했다. 노인들은 대체로 점잖고 무기력한 품위를 지니고 있었다.
[손원평] 아몬드(2017) (0) | 2020.04.02 |
---|---|
[김금희] 오직 한 사람의 차지(2019) (0) | 2020.02.28 |
[박상영]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2018) (0) | 2019.11.17 |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2019) (0) | 2019.09.06 |
[이혁진] 사랑의 이해(2019) (0) | 2019.06.18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