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김금희씨의 소설을 세 권이나 읽게 되었다. 이제야 알았는데 나와 생일이 나흘 밖에 차이가 안나네.
김금희씨가 창조해낸 작품속 인물들이 30대 여성들의 공감을 많이 받은 것 같은데 <유미의 세포들>의 김유미처럼 내게는 삶의 구체적인 현실성이 빠져있는 소극장 연극무대의 등장인물들처럼 느껴졌다. 전에 읽었던 장편 <경애의 마음>에서 나오는 '반도미싱'이 과연 사기업이 맞나 의구심이 들었던 때처럼.
등장인물들 모두 경제활동을 하건 안하건 서울에 살면서 일에 지치고, 사람 만나며 돈을 써가면서 가계를 꾸려나가는 직업생활을 하는데 말이다.
게다가 작품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직업도 출판사 사장, 까페 알바생, 시간강사, 희극배우, 문화재단 직원, 출판사 편집자, 화가, 소설가 뿐이다.
<새 보러 간다>의 김수정은 심리나 일에 대한 묘사가 생동감있었어서 마음에 들었는데 알고보니 김금희씨가 소설가가 되기 전에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던 경험이 있어서인 것 같다.
엄마친구아들급 남자들이 자석처럼 붙는 <유미의 세포들>김유미도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연애소설을 써서 나중에 부자가 되었다는데 무명 작가가 반응이 좀 좋은 소설을 썼다고 인세와 기고 원고료로 서울의 오피스텔 독거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까? 포르노에 스토리는 필요하지 않다지만 좀...
김금희 작가가 그리는 사랑이 왔다가 사그라진 후에도 남아있는 관계와 남은 감정들을 포착하는 섬세함이 있다는 건 <레이디>를 보니 알겠지만 탁월한지는 모르겠다. 내가 이런 부분에 둔해서 알아차리지 못하는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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