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전의 디자인, 당시의 원단과 제작 방식, 공장 기계 등의 생산기법과 설비를 이용해서 복각하는 레플리카 패션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를 경험해보지도 않았던 젊은 세대가 왜 레플리카 의류에 열광하는지 궁금해서 읽었네요. 저자 박세진님께서 풀어놓는 풍부한 지식들 덕분에 궁금증을 풀 수 있었습니다.
일회용품인 옷이 아닌 잘 만든 공예품과 같은 옷을 입고 싶다는 마음은 저와 비슷하더군요. 결국 자신의 개성과 감식안을 자랑하기 위한 목적이긴 합니다.
고급 패션과 대중 패션의 사이에서 소재와 생산 주체에 주목해서 니치 마켓을 구축 중인 것으로 보이고요.
읽으면서 소소한 패션 지식들도 꽤 얻었네요. 리바이스가 컨베이어 벨트시스템을 도입한 최초의 의류회사였고,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청바지를 생산한 회사가 뱅뱅이었다니.
의류의 이런 복각문화는 일본의 목공예 분야에서도 비슷하게 자리 잡은 것 같더군요. 저는 우리나라의 목공방들도 제가 좋아하는 북유럽 미드 센추리 가구를 한국의 아파트 구조와 현대생활(간접조명, 매립형 전원 아울렛과 USB-C 잭 같은)에 맞게 복각한 가구들을 만들어서 팔아보면 좋겠더라구요. 언커먼하우스나 장미맨숀이51ㅉ 폴 카도비우스 스타일 월유닛을 만드는 것처럼, 아르네 보더, 한스 베그너 등의 가구들을 복각하되 살짝 변화를 줘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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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쪽
에디 바우어가 아웃도어 패션계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퀼티드 패딩의 개발이다.
(중략)
그는 누빔을 만들고 그 안에 거위 깃털을 채워 온몸에 고루 방한 효과를 줄 수 있는 패딩을 고안했다.
51쪽
(Shott N.Y.C.는) 단추 대신 지퍼로 앞을 잠그는 재킷을 처음으로 만들었으며 가죽 라이더 재킷을 선보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55쪽
(골든 베어에서) 가장 유명한 제품은 흔히 '대학 점퍼'라고 부르는 바시티 자켓이다. 몸체에 울로 만들고 팔 부분은 양가죽이나 소가죽으로 제작한 이 점퍼는 1920년대에 부두 노동자들이 주로 입던 옷에서 나왔다.
(중략)
원래 바시티 로고는 아무나 새기지 못하는, 대표팀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었다. 바시티 재킷은 주로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단체로 맞추는 경우가 많고 가슴에는 학교 문양을, 팔에는 졸업 연도를 새긴다.
60쪽
먼 옛날 선원들은 돛이 물에 젖어 있으면 바람을 훨씬 잘 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물에 젖은 천은 무거워지기 때문에 속도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15세기 중반부터는 어유를 코팅하듯 돛에 발라 항해에 이용했고 남은 천은 선원들이 추울 때 뒤집어썼다.
(중략)
초창기 왁스드 의류는 검은색과 다크 올리브그린 컬러뿐이었는데, 이는 기본 세팅이 블랙이고 구리-암모니아 침출공정에서 구리 비율을 높이면 다크 올리브그린 컬러를 뽑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70쪽
아이비 패션은 울과 코튼의 자연스러운 느낌을 강조하며, 어떤 옷차림이나 장소에도 잘 어울린다는 장점이 있다. 과도하게 멋을 부린 티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일본에 현대 패션이 유입되는 과도기에 있던 사람들, 특히 패션에 무관심했던 남성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145쪽
리바이스 미국은 1993년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청바지를 찾는 캠페인을 벌였고, 이를 기점으로 청바지 시장엣 헤리티지를 따지고 오리지널을 찾는 기류가 세계적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191쪽
1980년대 이후 일본에서 구형 도요타 직기를 구해 셀비지 데님을 만들면서 뭉친 자국과 특이한 결이 생겼고 그것이 마치 헤리티지의 상징인양 인기를 끌게 되었지만, 그러한 결함은 사실 옛날에는 불량으로 취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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