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나혜석/장영은 엮음]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2018)

독서일기/젠더

by 태즈매니언 2018. 9. 13. 00:00

본문


지금 쓰이는 5만권 화폐 도안에 들어갈 인물을 정할 때 여성 후보로 신사임당과 함께 나혜석도 유력하게 언급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가 조선시대 중기를 사는 것도 아닌데 조선시대 인물이 너무 많기도 하고 어찌보면 윤치호와 함께 19세기에 태어난 조선인 중에서 최초의 근대인이라고 할 수 인물이 나혜석인데. 


나혜석 전집이 나온 지도 꽤 되었고, 나혜석의 삶과 글에 대한 책들도 여러 권 있더라. 하지만 난, 아직도 나혜석의 삶을 오롯하게 담아낸 평전같은 논픽션이나 소설을 못봤다. 2년 전에 그나마 근접한 소설이 나오긴 했는데 괜히 나혜석과 다른 남녀주인공을 병렬시켜서 나혜석에 집중하지 못해 좋은 평을 못하겠다. 아쉽지만 이 책도 그렇고. 


4개월만에 6쇄를 찍을 정도로 나혜석의 글에 대한 호응이 크다는 점은 반갑지만, 이미 백 년이 지난 시점에서 나혜석이 쓴 글의 원문 위주로 읽는 것보다 그녀가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책 서두에 최소한 나무위키 항목 정도로 그녀의 생애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줬으면 좋았을텐데.


어쨌거나, 나혜석의 글을 다시 읽으며 시대를 앞서간 그녀 인생의 사건들을 복기해봤다. 화려한 이력들이나 화가로서의 재능보다 이상적인 근대인이었던 성품이 눈에 들어온다. 항상 최초의 여성이면서도 여성에게 그간 허용되지 않았던 구역을 넘을 때마다 망설이지 않았던 담대함, 자신의 선택에 따라오는 구습의 잔재를 감당해온 인내심, 단 한 번도 다른 사람들의 부당한 잣대에 굴복하지 않았던 높은 자존감을 보며 새로 알게된 사람인양 또다시 감탄하게 된다. 


나혜석을 주인공으로 한 TV 드라마는 언제쯤 나올까? 그녀가 쓴 <이혼 고백장>이 교과서에 인용되는 모습도 보고 싶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